계획을 잘 세우고 실천하는 사람들을 보면 늘 부럽다. 그런데 그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바로 ‘다이어리’나 ‘플래너’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나 역시 수많은 노트를 써보고 버려보기도 하며, 이제는 나에게 맞는 다이어리 유형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게 되었다. 이 글은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각자의 라이프스타일과 성향에 맞는 플래너/다이어리 유형을 추천하고, 처음 다이어리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작은 팁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쓰게 되었다.
노트 하나가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하는 건 결코 과장이 아니다. 하루의 계획을 쓰고, 한 주를 돌아보며, 한 달의 흐름을 정리하는 작은 습관은 생각보다 큰 변화를 가져온다. 다만 중요한 건 자신에게 맞는 다이어리를 찾는 것이다. 기능이 아무리 좋아도 내가 손이 안 가는 다이어리는 오래가지 못한다. 그래서 오늘은 목적과 성향에 따라 나눌 수 있는 플래너/다이어리 유형과 함께 대표 브랜드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철저한 계획파를 위한 ‘타임 블로킹 플래너’
시간 단위로 하루를 쪼개서 움직이는 걸 좋아한다면 타임 블로킹 방식의 플래너가 잘 맞는다. 이 유형은 하루를 시간별로 나누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 업무 효율이 중요한 직장인, 프리랜서, 또는 시험 준비 중인 학생에게 매우 유용하다.
대표적인 구성은 보통 하루 24시간 중 7시~23시까지를 블록 단위로 나눈 레이아웃이다. 각 시간대에 할 일을 적고, 완료 여부를 체크하거나 색을 칠해가며 하루를 시각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구체적인 계획이 있어야 집중이 되는 사람에게는 이보다 더 실용적인 다이어리는 없을 것이다.
추천 제품으로는 '모눈 플래너', '도쿄타임라인 다이어리', 그리고 '더 블루룸 24시간 플래너' 등이 있다. 특히 도쿄타임라인은 일본식 정갈한 구성이 인상적이며, 하루에 많은 업무나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타임 블로킹 플래너의 단점이라면 유연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점이다. 갑작스러운 일정 변경이나 예기치 못한 변수가 생길 경우 레이아웃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이 다이어리는 정기적인 루틴이 있는 사람, 스케줄 관리가 중요한 사람에게 추천한다.
꾸준함이 중요한 사람을 위한 ‘불렛 저널 & 데일리 로그형’
계획보다 기록에 집중하는 사람, 혹은 습관 형성과 감정 관리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는 불렛 저널이나 데일리 로그형 다이어리가 적합하다. 이 유형은 자유도가 높고, 사용자 스스로가 꾸며가며 사용하는 구조다.
불렛 저널은 단순히 일정뿐 아니라, 책을 읽고 떠오른 생각, 하루 동안 느낀 감정, 작은 성취 등을 기록하는 데 탁월하다. 기본적으로는 빈 노트에 가까운 형태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용자가 직접 달력, 트래커, 목록 등을 만들어 나간다. 그래서 꾸준히 쓰는 사람일수록 성취감이 크다.
데일리 로그형 다이어리는 하루에 한 페이지씩 사용할 수 있는 구성으로, 날짜와 시간 구성이 따로 없거나 최소화되어 있어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다. 자투리 시간에 기록하는 ‘하루 한 줄 일기’ 또는 ‘하루 감정 체크’ 등으로 활용하는 사람들도 많다.
추천 제품으로는 '르스티그 불렛 저널', '스타일피쉬 하루노트', 그리고 '모닝페이지 다이어리'가 있다. 특히 모닝페이지 다이어리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한 직군에서 선호되며, 하루 아침에 마음을 정리하는 용도로 많이 사용된다.
이 유형의 다이어리는 완벽한 계획보다는 습관과 감정의 흐름을 꾸준히 살펴보고 싶은 사람에게 이상적이다. 단, 스스로 정리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므로 자기 주도적인 사용이 필수다.
삶 전체를 아카이빙하고 싶은 사람을 위한 ‘월간+주간 하이브리드형’
계획과 기록을 균형 있게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월간과 주간 페이지가 모두 포함된 하이브리드형 다이어리를 추천한다. 이 유형은 많은 브랜드에서 기본 구성으로 채택하고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보통 한 달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월간 캘린더' 다음에, 한 주 단위로 상세하게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주간 페이지'가 배치되어 있다. 주간 구성도 다양하다. 수직 레이아웃은 스케줄 관리에 유리하고, 수평 레이아웃은 일별 메모나 일기식으로 사용하기에 좋다. 간단한 체크박스, 습관 트래커, 감사한 일 3가지 등을 넣는 구성도 많아 자기관리와 일상 기록을 동시에 할 수 있다.
추천 브랜드로는 ‘몰스킨 다이어리’, ‘프랭클린 플래너’, ‘모노폴리 주간플래너’, ‘130 다이어리’ 등이 있다. 특히 몰스킨은 고급스러운 표지와 얇은 종이 질감으로 유명하며, 외출이 잦은 사람에게도 적합한 휴대성을 자랑한다.
이 하이브리드형 다이어리는 시간관리뿐 아니라 감정관리, 습관 기록, 목표 정리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어 가장 대중적이다. 다만 내용이 많아질 경우 간단한 메모가 어려울 수 있으므로 초보보다는 어느 정도 다이어리 사용에 익숙한 사람에게 추천한다.
다이어리는 단순한 일정 관리 도구를 넘어, 삶의 방식을 정리하는 역할을 한다. 어떤 사람은 하루를 분 단위로 나누고, 어떤 사람은 마음의 흐름을 따라 단어 몇 개만 적는다. 중요한 건 자신의 생활과 성향에 맞는 다이어리를 선택하고,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습관이다.
노트 하나로 인생이 바뀔 수 있다는 말은 단순한 말이 아니다. 좋은 다이어리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앞으로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를 꾸준히 질문하게 만든다. 당신의 하루가 막막하거나 정리가 필요하다면, 오늘 작은 플래너 한 권을 골라보는 건 어떨까. 어쩌면 거기서부터 변화는 시작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