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하루의 절반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진 요즘, ‘회사 책상 위’는 단순한 업무 공간을 넘어서 하나의 성향 표현 수단이 되었다. 누군가는 깔끔하게 정돈된 상태를 유지하고, 누군가는 포스트잇과 메모지로 가득한 아이디어 천국을 만들어낸다. 또 어떤 이들은 마스킹테이프와 스티커로 작은 전시회를 연 듯한 분위기를 풍기기도 한다. 문구류 하나하나에 그 사람의 업무 스타일과 성격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그리하여 오늘은 사무실 책상 위 문구류를 통해 알아보는 ‘비공식 문구류 MBTI 유형’을 소개해보려 한다. 자기 책상을 둘러보며 자신은 어떤 유형에 속하는지 살펴보자.
완벽한 계획러, ‘포스트잇 장인’ – 조직형 J 유형
포스트잇이 책상 위, 모니터 옆, 키보드 옆까지 점령하고 있다면, 당신은 아마도 '계획형 J'의 대표적인 인물일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업무의 흐름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데 익숙하며, 할 일 목록을 눈에 보이게 정리해 두는 걸 선호한다. 특히 각기 다른 색상의 포스트잇을 사용해 우선순위나 중요도를 구분하는 섬세함은 감탄을 자아낸다.
J 유형은 업무 전 체크리스트를 작성하고, 끝난 항목에 하나씩 표시해가며 성취감을 느낀다. 포스트잇은 이들에게 단순한 메모지가 아니다. 일종의 미니 프로젝트 보드이자 업무 관리 툴이다. 이 유형의 사람들 책상에는 시간 관리용 다이어리나 스케줄러도 함께 놓여 있는 경우가 많다. 그 안에는 작은 글씨로 빼곡히 채워진 계획들이 자리 잡고 있다. 이들은 계획대로 흘러가는 하루에서 안정을 느끼며, 갑작스러운 일정 변경이나 예고 없는 회의에는 스트레스를 크게 받는다.
영감과 감성이 공존하는 ‘마스킹테이프 수집러’ – 감정형 F 유형
누군가의 책상 위에서 마스킹테이프와 다양한 디자인의 스티커, 감성적인 노트가 발견된다면, 그 사람은 감정형 F 유형일 가능성이 크다. 이들은 업무 중에도 창의력과 감성의 통로를 열어두는 스타일이다. 중요한 회의 기록보다, 회의 중 느낀 생각이나 인상을 예쁘게 정리해두는 일이 더 중요하게 여겨지기도 한다. 형광펜도 단색이 아닌 파스텔 톤 위주로 고르고, 노트에 제목을 쓸 때 폰트 스타일을 고민하는 데 시간을 쓴다.
이 유형의 사람들은 메모지를 꾸미는 데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자신만의 스타일로 사무공간을 꾸미는 걸 즐긴다. 이는 단순한 장식이 아닌, 정서적 안정감을 위한 일종의 리추얼이다. 감정형 F는 동료에게 포스트잇 하나를 건넬 때에도 귀여운 그림 하나를 그려넣거나, 색깔을 신경 쓴다. 이들은 문구류를 통해 감정을 나누고, 분위기를 조절하는 사람들이다. 그렇다고 업무에 소홀하다는 건 아니다. 다만 업무의 효율성만큼 분위기와 감정의 조화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차이다.
아이디어 폭발형 ‘형광펜 러버’ – 직관형 N 유형
책상 위에 형광펜이 무더기로 존재하고, 한 문서 안에서도 수많은 색으로 구분된 밑줄이 보인다면, 이 사람은 높은 확률로 직관형 N에 속한다. 이들은 주어진 정보에서 패턴을 찾고, 맥락을 유추하며, 아이디어를 빠르게 확장해나간다. 형광펜은 그들에게 사고의 흐름을 시각화하는 도구다. 단순히 중요 부분을 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색깔별로 주제를 나누거나, 연결 화살표를 추가해 나만의 개념 지도를 만든다.
이런 사람들은 아이디어 회의에서 빠르게 개념을 잡고, 화이트보드나 노트에 핵심 단어들을 색으로 구분해 메모한다. 문서 정리에 있어서도 중요한 포인트를 시각적으로 구분해두는 편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도 그 메모는 이해하기 쉽고 요점이 명확하다. 하지만 이들의 약점은 때때로 너무 많은 색과 메모로 인해 오히려 본인이 헷갈릴 수 있다는 점이다. 정보를 정리하려다 오히려 복잡도가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일정한 기준을 세워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책상 위 문구류는 단순한 도구를 넘어, 우리의 성향과 업무 태도를 비추는 거울이 된다. 어떤 이는 깔끔함 속에서 안정감을 얻고, 어떤 이는 다채로운 색 속에서 아이디어를 확장한다. 누군가는 감정과 분위기를 중요시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기록을 통해 세상을 정리한다. 당신의 책상 위에는 어떤 문구류가 놓여 있는가. 혹시 오늘 이 글을 읽으며 자신도 몰랐던 성향을 발견했는지도 모른다. 지금 이 순간, 책상 위를 한 번 둘러보자. 그 안에 당신만의 MBTI가 조용히 자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